수면장애와 비슷한 뇌전증 방치하면 돌연사까지?
수면장애와 비슷한 뇌전증 방치하면 돌연사까지?
최근 70대 남성 B씨는 자는 동안 몸을 비틀고 소리를 지르는 증상으로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를 찾았다.
처음에는 수면장애 일종인 ‘렘수면 행동장애’가 의심되었으나, 자세한 병력 청취와 뇌파 검사 결과 뇌전증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국내 유병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뇌전증에 대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의 질의응답으로 알아본다.
‘뇌전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과도한 전기적 흥분을 일으켜 발작이나 경련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러한 발작이 두 번 이상 자발적으로 반복 발생하면 뇌전증으로 정의한다.
‘뇌전증’ 유병률이 최근 증가한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뇌전증 유병률은 2009년부터 2017년 사이 인구 1,000명당 3.4명에서 4.8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75세 이상 노인층 유병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뇌전증’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뇌전증 증상은 비정상적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뇌의 부위와 강도에 따라 크게 전신 발작과 부분 발작으로 나타난다.
전신 발작은 의식 소실과 전신 강직, 팔다리의 규칙적인 떨림 증상과 청색증 등이 나타나며, 혀를 깨물거나 소변 실수를 할 수 있다.
부분 발작은 의식 소실 없이 한 쪽 얼굴과 팔, 다리 등이 강직되고 까딱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뇌 한쪽에서 발생한 비정상적 전기신호가 대뇌 전체로 퍼져 전신 발작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운동증상 외 시각, 청각, 후각, 불쾌함 등 이상 감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뇌전증’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뇌전증의 원인은 크게 구조적, 유전적, 감염, 대사, 면역 이상 등이 있다.
소아에서는 유전, 선천성 기형, 발달장애, 중추신경계 감염, 신경세포이주장애 등 원인이 주를 이룬다.
청소년기에는 특발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성인에서는 뇌혈관질환, 뇌종양, 중추신경계손상,
퇴행성뇌질환 등 구조적인 원인이 많다.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은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다.
윤지은 교수는 “뇌전증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선천적으로 발생해 어린 나이에만 생긴다는 오해다.
그러나 뇌전증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다”고 말했다.
치료하지 않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이 있나요?
뇌전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반복되는 발작으로 신체적 손상과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심각한 경우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며 의식 회복이 되지 않는 ‘뇌전증 지속상태’에 빠지게 되면,
심각한 뇌 손상이 생길 수 있으며 ‘뇌전증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떻게 진단하나요?
환자 문진과 병력 청취, 신체 및 신경학적 진찰, 뇌파 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뇌전증은 특별한 유발요인 없이 발생하는 비유발성 발작이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2번 이상 나타나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
그 외 한 번의 비유발성 발작의 경우에도 10년 내 재발 위험이 60% 이상이라면 뇌전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윤 교수는 “뇌전증 발작과 유사하게 보이는 실신, 일과성허혈증, 심인성 발작 등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