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가 너무 묽다 밀가루 넣기 전 고려할 점
수프가 너무 묽다 밀가루 넣기 전 고려할 점
물 조절에 실패한 수프나 탕을 끓이고 있노라면 애가 탄다.
시간은 가는데 들어간 재료에 비해 넘치는 물은 줄어들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때 밀가루를 넣으면 마법처럼 빠르게 적절한 점도로 음식을 완성할 수 있다.
다만 넣는 방법이 따로 있다.
급한 마음에 밀가루를 그대로 부었다간 밀가루 덩어리가 둥둥 떠, 요리 전체를 버려야 할 수 있다.
뜨거운 수프에 밀가루 바로 넣으면 말랑한 젤리 공 형성돼
마른 전분을 팔팔 끓는 수프에 넣으면, 전분은 바로 마른 전분이 뭉친 덩어리를 구성한다.
숟가락으로 덩어리를 뭉개면 덩어리 속엔 마른 전분이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전분의 ‘호화’라는 특성 때문이다. 전분에 물과 열을 가하면 전분 분자들이 뒤엉키며 그물망을 형성하고, 물을 흡수한다.
이때 점도가 올라간다. 뜨거운 수프와 전분이 만나면 먼저 호화된 전분들이 젤리처럼 변하면서 나머지 전분 분자들을 묶는다.
호화된 젤리는 안쪽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는 장벽이 된다.
한번 형성된 장벽은 물리적인 힘을 가해 분리하지 않으면, 없애기 어렵다.
덩어리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모든 전분 가루가 고르게 수분을 흡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전분 넣기 전 고려할 점
밀가루와 버터 볶기
밀가루를 뜨거운 수프에 넣기 전, 버터나 오일과 1대 1 비율로 볶은 뒤 넣으면 덩어리지지 않는다.
밀가루는 생으로 넣었을 때 날가루 향이 나는데, 기름에 볶은 후 넣으면 이 냄새도 없앨 수 있다.
전분은 기름에서는 호화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전분 알갱이가 골고루 기름에 코팅된다.
이대로 수프에 넣으면 알갱이가 서로 달라붙지 않고, 지방이 수프에 녹으면서 알갱이 저마다 골고루 물에 노출되며 호화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자연스럽게 수프는 걸쭉해진다. 밀가루를 기름에 볶을 때 갈색이 될 때까지 볶으면 수프 점도를 높이는 효과가 약간 떨어질 수 있다.
갈색이 나게 하는 마이야르 반응으로 전분이 단순당으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박력분 밀가루 사용하기
박력분 밀가루를 사용했을 때 수프 점도가 더 잘 올라간다.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에 따라 박력분, 중력분, 강력분으로 나뉜다.
강력분에(13% 이상) 가장 많고, 박력분(10% 이하)에 가장 적다. 글루텐은 밀에 있는 물에 잘 안 녹는 단백질로, 쫄깃한 식감을 낸다.
글루텐 함량이 높다는 건 반대로 전분의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프에서 점도를 높이려면 전분의 함량이 높은 게 좋으므로, 박력분을 이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